일기 수필 한 조각 2009/03/22 23:27 by 북극곰

글을 쓰고 싶다.
편지든 일기든 그 글이 무엇이든.
누구에게 보여지든 말든
가치 있는 글을 쓰고 싶다. 글을 쓴다는 건 이미 가치 있는 일이다.

내가 써놓은 글을 다시 잃게 되는 것은 참으로 경이로운 일이다.
필자로써의 기억이 사라진 채
독자로서의 입장이 되어 만나는 나의 글은 정말 귀한 것 그 자체이다.
난 그 순간의 '글'을 너무나 사랑한다.
그것이야말로 무의식의 내가 나에게로 보낸,
감성이 이성에게로 보낸 편지일테니,

어렸을 적 졸음을 이겨내고 써낸 그림 일기처럼
빛바랜 책 구석에 쓰여진 작은 낙서처럼
서랍속에 남겨져 있던 고뇌의 메모처럼,

죽기 전 길고도 짧은 여정을 정리할 만한
수필 한 조각을 남기고 싶은 바람이 있다.
세상에 남길만한 것은 글 하나뿐이다.


덧글

  • Hi~ 2011/12/20 21:06 # 삭제 답글

    마음이 끄덕여지는 글입니다 ^^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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